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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Days

개발자로서 가져야할 태도, 마음가짐

개발 처음 배울 때 ... 나 ...

개발을 처음 배웠을 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는 점' 이었다.
사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순간, 그건 아는 것과 같다.라는 걸 개발을 배우면서 깨달았다.
물론 모르는 걸 찾아보고 공부하고 내 것으로 체화한다는 과정을 전제로 했을 때 말이다.
2년 정도 이 과정을 겪고 나니,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는 시간이 매우 빨라졌고, 습득하는 시간도 매우 빨라졌다.

(모르는 걸 대충 공부하고 넘어가거나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대가는 스노우볼이 되어서 언젠가 나를 덮치게 된다! 으악 주금 ㅇ<-< )


개발은 바다와 같다고 생각한다.
넓고 깊은 바다를 어떻게 유영할 건지 선택하는 건 개발자, 그러니까 온전히 내 몫이다.

개발을 처음 공부했을 땐 바다를 넓게 유영했고

  • 모르는 게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전체적인 개발 영역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Deep diver 가 돼서 Deep dive 한 유영을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 하나를 하더라도 동작원리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악하고, 반복을 통해 체화하고 이를 기록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쩌다 보니 커리어 전환을 위해 혼자 끙끙거리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개발을 하면서 개발뿐만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배우고 있다.

나에겐 개발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와 내가 나일 수 있게 가져야 할 태도가 같다고 느껴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말 어려운 개발이지만 계속하게 개발을 하게 되고 어떤 매력을 느끼게 되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1. 나는 Slow Starter, 끊임없는 반복만이 살길.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같은 동작이더라도 어느 날은 너무 힘들고 어느 날은 '체력이 늘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된다.
아이러니 한 건 이 과정이 몇 번이고 반복이 된다는 거다. 그럼 어느 순간 '진짜 체력이 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심이 들게 되는데,
그런 의심을 뒤로하고 이 과정을 계속 겪다 보면 '나 진짜 체력 늘었다!'라고 확신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알고리즘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약 260여 문제를 푼 것 같다. 한 달 전에 '아.. 200문제 가까이 풀었는데, 왜 처음 알고리즘을 시작했을 때보다 더 모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었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ㅜㅜ'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따라왔다. 근데 그냥 했다.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풀었고, 이 생각을 지워버리려고 풀었다. (물론 알고리즘을 푸는 시간은 몰입도가 높기에 정말 재밌다. 단지 높은 코테의 벽을 못 넘어서 오는 감정일 뿐ㅜㅜ)

 

이 단계를 지나온 지금은 '난 느리게 올라가는 사람이구나, 그래도 한 단계 올라갔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개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개발 실력은 원래 계단식으로 성장해요'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 같다.

이런 그래프를 생각했으나

위와 같은 그래프를 생각했으나, 실제로 겪어보니 아래와 같은 그래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슬럼프 구렁텅이가 있다는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 괜찮아 나 스스로 깨달았으니까 ^. *

 달 전 나는 슬럼프 구렁텅이에 빠져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개발을 하게 되면서 갖게  감각이 하나 있다. 슬럼프 구렁텅이에 빠져있다는 감각. 이 감각을 느끼는 게 너무 힘들지만 매우 소중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구간만 지나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런 감각 덕분에'조금은 느려도, 하면 되지!'라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개발 실력은 원래 계단식으로 성장해요'라는 말에 개발 대신 요리를, 운동을, 글쓰기를, 영어를, 그 무엇을 넣어도 성립이 된다.
인생이 그런 건가 보다! 슬럼프 구렁텅이를 이겨내는 사람만이 달콤한 꿀을 얻을 수 있다. 나는 벌꿀...?)


2. 삼다론을 마음에 새기자

송나라 시절 시인, 학자, 정치인이었던 구양수는 학문에 필요한 3가지를 다독(많이 읽기), 다작(많이 쓰기) / 다상량(많이 생각하고 구상하기)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삼다론은 문학에서 강조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글 쓰는 작가님들의 인터뷰와 내 친구를 보면서 개발도 똑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님은 "내가 읽은 것들이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들어가는 만큼 나오고 읽는 만큼 쓸 수 있다고.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없다. 근데 인풋이 많으면 무조건 아웃풋도 많을까? 밀도 높은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도 많을 것이다.

 

친한 친구 중에 글을 쓰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썼다고 한다. 어렸을 때 너무 글을 못써서 글을 그만 쓰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 친구가 지금까지 써온 글을 보면 믿을 수 없는 경험담이기도 한데, 그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다독, 남의 코드 많이 읽기
다작, 코드 많이 짜보기
다상량, 코드가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깊게 고민하기

 

남의 코드 읽다 보면,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인지 감별해낼 수 있는 시야가 생기게 된다고 생각한다.

코드를 직접 손으로 많이 짜다 보면, 코드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닌 체화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코드를 많이 보고, 체화한다고 해서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고, 코드를 통해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원리를 파악하고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깊게 고민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드를 많이 읽고 많이 쓰고 깊게 생각하고 구상하는 것. 개발자에게 정말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3. 왜? 왜? 왜?를 생각하자

1년 6개월 정도 개발 경험이 있다. 1년 정도는 잘하고 싶은 욕심과, 재미 때문에 자발적 야근을 아주 많이 했다. 매일매일 10시쯤 집에 갔다. 1년간 달리다 보니 체력이 바닥났고, 텐션이 너무 높으면 오래 개발하기 힘들다는 조언을 참고하여 자발적 야근을 줄여야지! 마음먹었다.

 

그리고 마음먹음과 동시에 회사일이 왕왕왕왕왕왕왕왕왕왕왕왕왕왕왕 많아졌다. (회사가.. 사모펀드에 팔렸다..🤗) 그러다보니 일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기능 만들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자연스레 강도 높은 야근을 하게되었고, 동시에 내면의 어두움도 같이 밀려왔다.

인생.. 내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없더라...!

항상 "왜?"를 생각하며 개발했다. "이 기능을 제공하면 사용자들에게 어떤 가치가 생길까?", "이 기획은 어떤 이유에서 생겨난 걸까?", "소비자들은 실제로 이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지?" 와 같은.. 근데 바쁜 상황에서 "왜?"를 물으며 개발을 하려고 하니 너무 힘든 부분이 많았다.

 

내 행동이, 내 일하는 방식이 틀렸을 수 있다.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라고 자기합리화를 해본다.) 방황도 많이 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자연스레  "그래 그냥 시키는 대로 하자!", "생각을 하지 말자!", "개발은 최선을 다하되 시키는 대로 하자!"라는 수동적인 자세로 임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개발을 시작하게 된 초심을 잃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되었다. "아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아무리 힘들고 바빠도 왜?라는 물음을 버리지 말아야지. 왜?라는 질문에서 생겨나는 아이디어들을 잃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되었다.

 

"왜?"를 생각하며 개발하기. 이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어야 상황에 타협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런 태도로 임해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4. 운동을 꾸준히 하자

회사를 다니면서 커리어 변경이라는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체력이 안 따라주니 내가 원하는 만큼의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운동이라곤 산책밖에 몰랐지만, 체력을 키우기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깨달았다. 실력과 실행력은 체력에서 나온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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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님 인터뷰